성경 묵상

에베소서 6:18-19 : 왜 기도가 전신갑주의 교훈 뒤에 이어지는가?

노가 없는 배 2020. 7. 27. 07:59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 또 나를 위하여 구할 것은 내게 말씀을 주사 나로 입을 열어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알리게 하옵소서 할 것이니(엡 6:18-19)

 

에베소서 6:14-17에서 바울은 사단의 세력과 영적 전쟁을 성도들이 어떻게 예비해야 할지를 교훈하기 위해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교훈한 후 18-19에서 기도를 교훈합니다. 어떤 해석가들은 기도를 하나님의 전신갑주에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바울은 기도를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부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도는 하나님의 전신갑주에 대한 소개를 마친 시점에서 하나님의 전신갑주에 대한 또 한 가지의 무기 내지 전투장비를 소개하는 것이기보다는 앞의 모든 하나님의 전신갑주와 연관하여 그 모든 전신갑주를 실효적으로 만드는 역할 속에서 기도를 앞의 전체 하나님의 전신갑주와 연관 지어 교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튜 헨리기도는 그리스도인의 갑주의 다른 모든 부분들을 단단히 죄는 혁대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석합니다. 다른 모든 하나님의 전신갑주가 의미하는 은혜와 능력은 기도를 통해 하나로 엮어집니다. 그러므로 바울이 하나님의 전신갑주 안에 기도를 한 가지 요소로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사실 기도는 전체 전신갑주를 유효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언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왜 기도는 다른 모든 하나님의 전신갑주로부터의 은혜와 능력을 유효하게 묶어내는 것일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전신갑주에 대한 서론적 설교에서 이미 누차 반복하여 말씀드린 바 있는 영적 전투, 마귀의 궤계를 대적한다는 말의 의미가 본질적으로 무엇인지 다시 상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귀의 궤계의 본질적인 목적은 하나님과 연합과 교제를 훼방하는 것입니다. 마귀가 흔들어 놓고 싶어 하는 것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파괴되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적 싸움에서 하나님의 전신갑주가 의미하는 바들은, 하나님과 연합과 교제를 견고히 하기 위해 성도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은혜의 수단들로 이루어집니다. 그 내용들을 열거한다면 진리, , 평안의 복음,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인 말씀들과 같습니다. 이 모두 하나님께서 긍휼과 사랑으로 성도들에게 약속하신 마귀를 능히 대적할 무기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무기들의 내용을 잘 살펴보면 마귀를 대적한다는 것이 결국 하나님과 연합하고 교제 가운데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의 은혜를 확신하고 신뢰하며 그리스도 안에 거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은혜와 능력들만이 마귀의 궤계를 분별하고 대적할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하나님의 전신갑주의 내용들은 하나님과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교제를 견고히 지키는데 필수적인 요소들이면서도, 동시에 하나님과 그리스도와의 바른 관계와 교제 안에서 성도들이 누리는 은혜와 은혜의 수단이기도 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리, , 평안의 복음,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인 말씀의 은혜와 능력들은 마귀의 궤계가 다가올 때 그 어둠을, 혹은 광명한 빛을 가장한 어둠을 분별해 내는 시금석이 되며, 마귀의 궤계가 다가올 때 마귀가 바라고 원하는 성도들의 영혼의 상태에 반립 되는 태도들이며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 견고히 거하기 위하여 그리고 마귀의 집요한 공격 속에서도 성도가 흔들리지 않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확신하고 신뢰하게 만드는 은혜와 그 은혜의 방편들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전신갑주가 성도를 무장시킬 때, 그 때의 의미가 무엇이냐면 바로 주를 확신하고 신뢰하는 견고한 상태 속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바라보고 신뢰하므로, 예수님을 붙드는 믿음에 의해 예수님께서, 그의 능력을 통해 마귀의 궤계를 궤멸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적 싸움은 우리의 혈과 육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예수님께서 싸워주시고 역사하셔서 마귀의 세력을 제압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는 하나님의 은혜와 그가 공급하시는 은혜의 수단들로서 이는 하나님께 약속 된 바 된 것들입니다.

 

제가 하나님의 전신갑주의 본질적 역할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드린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기도 때문입니다.

 

기도는 기도라는 행위 홀로 서지 못합니다. 기도는 언제나 약속과 짝을 합니다. 성도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바가 존재하기에 기도할 수 있고 기도해야 합니다. 사실 기도는 오로지 인간의 행위로서 인간 편에서 시작된 인간의 응답만이라고 정의될 수 없습니다. 사실 기도 또한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왜냐하면 기도는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을 성취하기 위한 하나님께서 정하신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목적을 작정하시면서 동시에 목적을 이루는 수단도 작정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영원으로부터 우리를 향한 신령한 복들과 은혜를 준비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성도들이 부활의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전 몹시도 연약한 존재로서 분투해야 할 것을 아시기에, 마귀가 성도들을 몹시도 간교하고 집요하게 공격할 때, 그 승리를 예비하셨습니다. 그리고 복되고 긍휼이 많으신 하나님께서는 연약한 성도들을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시키시고 그 무기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여 우리를 위해 마귀를 멸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교회와 구속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과 성취가 은혜 언약 안에서 베푸신 약속 안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약속이 성취되는 수단 또한 영원으로부터 예비하셨습니다. 그것이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일은 영원으로부터 하나님의 작정에 속한 일이었으며, 예수님의 속죄와 성령의 내주를 통해서만 가능한 하나님의 역사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우리에게 약속하시고, 인격적이고 부지런하고 간절하고 성실한 기도라는 성도에게 주신 수단을 통해 그 약속들이 유효하게 되도록 만드십니다. 그러므로 14-17의 하나님의 전신갑주가 성도들을 향해 주어진 약속이라면, 이 약속들이 유효하게 온갖 정황들 속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성도의 기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앞의 하나님의 전신갑주에 이어지는 또 한 가지의 하나님의 전신갑주가 아니라, 앞에 언급된 모든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효력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요소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앞의 모든 하나님의 전신갑주에 연관되며, 그 모든 장비들을 묶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가 기도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하나님의 전신갑주가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것입니다. 기도는 약속을 유효하게 하는 하나님의 수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약속하시고 그 약속하신 바를 성도의 기도를 통해 성취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약속을 성취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의 수단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도 앞에 언제나 약속이 존재하고, 약속은 기도와 연결됩니다. 칼빈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렇게 그리스도 안에 있는 줄로 아는 그것을 찾으며, 기도로 그에게 구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믿음은 하나님께서 땅 속에 감추어 놓은 보물을 캐내는 도구인 것입니다.

 

결국 기도는 약속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기도는 믿음의 실천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믿음은 언제나 그리스도와 그 안에 있는 것을 바로보고 붙드는 성도들의 빈손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그 약속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그것을 확신과 신뢰로 마음 속에 받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믿음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에 심기우신 약속을 또한 믿음으로부터 난 기도라는 경작활동을 통해 약속된 보화를 캐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믿음의 최상의 실천이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기도를 통해 우리가 매일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약속을 바라보고 붙들어 그리스도 안에 있는 것을 파악하고 받아내는 믿음의 시행인 것입니다. 역시 칼빈주의 복음이 우리에게 가리켜 주었고 우리가 믿음의 눈으로 본 보화를 기도로 파낸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오늘 바울이 하나님의 전신갑주에 대한 모든 교훈을 마치고 기도로 마무리 짓는 것은 몹시 지혜롭고 합당한 일인 것입니다. 우리가 모든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한 후에 반드시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약속된 은혜가 은혜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약속된 무기들이 효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말씀과 기도는 그런 의미에서 본질적으로 하나의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말씀이 약속된 바를 선포한다면, 우리는 그 약속을 기도로 실현합니다. 혼돈스러운 이 현대사회 속에서 신앙생활을 영위할 때, 우리는 보이지 않고 우리보다 높은 차원에 있는 마귀를 대적하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에 몰두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도해야 합니다. 약속된 것들이 유효하게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갑주의 각 부분은 기도를 통해 덧입혀 집니다(폴케스(F. Foulkes)).

 

by 박동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