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5:16절
By 박동근 목사
바울은 새 사람 된 그리스도인들의 새로운 생활 방식을 교훈하며, 지혜에 한 부분으로서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16절)라는 교훈을 성경에 남겼다. 모든 사람들에게 세월은 유수처럼 흘러가고, 죽음은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확실한 보편성이며 확실성인 이상, 유한하고 짧게 주이진 시간을 성도가 어떤 목적과 의미를 두고 살아가야 할지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간을 아끼는 것이 왜 구원 받은 자들에게 주어진 지혜의 문제이며, 이 주제가 새 사람으로 거듭난 성도의 새로운 삶의 방식과 연관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세월을 아끼라”에서 “아끼라”는 말은 “아끼다(에크싸고라조)”에서 나왔는데, 이 말의 의미는 “매점하다”, “속량하다”, “구속하다”, “기회를 이용하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본문의 문맥에 따르면, “아끼다”는 말은 시간을 사라는 의미이다. 즉, “아끼다”라는 말은 시간을 선용하라는 의미이다. 하나님의 모든 계획과 그분의 뜻의 성취가 시간과 역사 안에서 가시화된다. 동시에 죄와 악도 시간과 역사 안에서 일어난다. 아담과 하와가 타락 한 후, 인생은 영원한 생명을 잃어버렸고, 인생과 온 우주가 일시적이고 허무한 것에 종속되게 되었다. 인생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신세가 되었고, 죄의 삯은 사망이라 에덴에서 주셨던 하나님의 경고대로 선악과를 따먹고 인생이 죄를 짓는 순간 죽음이 그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허물과 죄로 죽은 인생, 곧 하나님의 형상이 파괴된 인생에게 육신적으로 100년 남짓한 생을 살도록 허락하셨다. 모든 사람이 태어나 일정 시간 동안 육신적인 생명을 지속하게 된다. 선악과를 따먹고 불순종하면 정녕 죽으리라고 경계하신 하나님께서 인생에게 선악과를 따먹는 순간 육체적 죽음에 곧 이르게 하지 않으시고, 인생에게 지상 삶을 일정 기간 지속하도록 허락하셨을까? 육체적 죽음으로 따지면, 인생은 잠시 동안 집행 유예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우리가 성령의 조명 아래서 성경을 바르게 읽고 깨닫게 된다면 그 이유를 곧 알게 된다. 이렇게 하신 이유는 인생에게 기회를 주신 것이다. 시간을 아끼라는 말씀을 시간을 사라는 의미이고, 시간을 선용하라는 의미이다. 즉, 기회를 잡으라고 주신 시간들이다. 시간은 기회다. 그러나 성경은 그 기회라는 것을 결코 불신자연인들의 수준에서 말씀하시지 않으신다. 세상 사람들도 시간이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그들은 새벽부터 또 새벽이 오기까지 몸을 아끼지 않고 번영을 위해 활용한다. 그러나 성경은 이런 세상적인 가치를 얻는 것을 기회라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본문은 구속과 구원을 염두에 말씀을 기록하였다.
본문을 보라. “세월을 아끼라”는 명령의 이유가 무엇이라 기록되는가? 성경은 세월을 아껴야 할 이유를 때가 악하기 때문이라고 교훈한다. 본문의 “때(헤메라)”는 “날”이라는 뜻도 갖고 있고, “24시간으로 이루어진 날”도 의미하며, “마지막 재림 혹은 심판의 날”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 어떤 때는 “누군가가 살아가는 생애로서 날”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말은 물리적인 날도 의미하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기에, 언제나 문맥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 여기서 날은 타락 이후 언제나 인생이 직면한 죄와 죽음과 마귀의 영향력에 직면한 사람의 생애와 그 세대들의 역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본문의 문맥을 따라 해석하고, 성경 전체의 문맥을 따라 해석하면 그 의미는 자명해 진다. 세월을 아끼라는 의미는 악한 세상 속에서 죄와 사망과 마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역사와 날들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역사를 그리스도를 믿고 회개하여 구원 얻을 기회로 삼으라는 뜻이고, 구원 받은 성도와 교회들이 악한 세상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그분의 은혜를 누릴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다. 성도들은 자신에게 남겨진 연수와 시간을 구원과 구원의 생활을 영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들은 이 목적을 위해 시간을 산다. 시간을 주신 시간의 주인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살며, 그 시간 속에 하나님을 두기를 기뻐한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 믿음과 회개와 선한 열매들을 채우기를 추구한다. 때가 악한 세상 속에서 시간을 아끼는 것은 하나의 투쟁이며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그 인생 안에 구원이 역사하신다는 증거이다.
그러므로 세월을 아끼지 않는다는 의미는 우리에게 주이진 시간들 속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하나님께 회개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는 것으로 세월을 허송하는 것을 의미이다. 즉, 어리석은 사람들은 시간이 하나님께서 주신 구원 받고 구원을 누릴 기회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자신이 시간의 주인이 되어 자기중심적인 생활로 주어진 시간을 채워가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을 아끼는 지혜로운 사람은 하나님께서 주신 시간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곳에 서서 원하시는 삶을 산다. 지혜로운 사람은 하나님의 때를 분별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원하시는 곳에 서서 원하시는 일을 추구한다. 이것이 세월을 아끼는 삶이며, 때가 악함을 아는 성도들과 교회가 취할 시간관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믿음과 회개와 기도의 결단을 통해 주님의 뜻대로 살려는 노력과 희생으로 주어진 시간을 채워가는 사람들이다.
때가 악하기 때문에 세월을 아끼라는 바울의 교훈이 간절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명령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기울여야 할 이유는 우리에게 주어진 연수와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믿음으로 살 기회, 믿음으로 회개할 기회, 믿음으로 순종하여 열매를 맺을 기회는 그리 길지 않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으로 주어졌고, 100년 남짓한 사람의 연수도 쏜살같이 지나간다. 내세의 부활과 영생은 이 땅에서 주어진 시간 속에서 믿음과 회개와 성도의 생활을 가진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고, 이 땅에서 그 심령 속에 이미 존재하고 실재했던 것이 내세에서 완전한 모습으로 영화되는 것이기에, 지상의 삶은 짧고 유한하고 금 새 지나갈지라도, 이 세상에서 살아내던 시간과 역사가 내세를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서 유한한 시간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그 시간 속에 하나님을 모셔야 한다. 그러므로 바울은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라고 교훈한다. 지혜는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의 기회요 구원을 누릴 기회로서 시간 속에 살아갈 때,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는데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한다. 이것이 악한 세상에서 주어진 시간을 기회로 삼고 선한 기회로 선용하는 유일한 길이다. 시간과 역사를 직면하고 맞이하며 사는 우리 심령 속에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지배가 충만해야만 세월을 아끼며 생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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